엄마는 미술 치료사
미술 치료에서 치료사는 그 어떤 치료 도구나 기법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미술 치료사는 인성적 자질과 전문적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먼저 정신적,심리적으로 상처 받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픈 속마음을 활짝 열어보일 수 있도록 인성적 자질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치료사 자신부터 스스로를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는 '자기 인식'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문적 자질로는 정상적인 인간 발달, 정신 병리학의 주요 이론 등 장애와 비장애인의 전반적인 발달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치료적 의미에서 미술 매체를 이해하고, 미술 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진단 및 평가에 대한 안목도 필요하다.
미국미술 치료협회(AATA)에 따르면 "미술 치료사는 인간의 욕구와 표현에 민감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인내심과 심리적 과정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미술 매체를 잘 이해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며 예리한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미술 치료사의 자질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집에서 간단하게 미술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면 누가 가장 미술 치료사로 적합할까?
미술 치료사는 정신적 지지자이면서 동시에 기술적 보조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엄마는 정신적 지지자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정신적 지지자란 아이를 따뜻하게 대하면서 그들의 내면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미술치료를 하려면 첫째, 아이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고 평소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둬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느 부분에 대해 얼마만큼 치료가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하고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알고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치료 대상에게도 애정을 갖고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하는 사람의 자기 수용과 자기 존중은 바로 타인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바라보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의 기초를 이룬다.
셋째,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쏟지 않고 우리 아이가 최고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자녀를 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다. 아이의 투정을 무조건 받아주거나 아이의 비위를 맞추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반대로 너무 엄하게 대하거나 목표물을 달성하도록 아이를 압박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질문을 많이 하지 말고, 불필요한 개입 또는 그림을 해석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햐 한다. 어디까지나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에 몰두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넷째, 미술 매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러 종류의 미술 도구를 소중히 다루면서, 아이에게 도구를 건네주기 전에 먼저 자신이 직접 사용해본다. 재료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아이의 미술 활동을 도울 수 있다.
좋은 미술 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핀잔을 주어 아이의 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것이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면 오히려 기운을 복돋워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격려해줘야 한다. 또 그리는 기술이 부족하다면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그릴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거 자체를 싫어하고 거부한다면, 아이의 그런 감정 역시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아이를 대하는 한편 아이와 같은 사고와 감정, 충동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치료 시간은 한번에 60~90분이 적당하며, 그림그리는 중간에 작업을 끝내는 것은 좋지 않다.
미술 치료의 진행 과정
초기 단계
가능하면 아이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라는 개념으로 미술 치료를 시작한다. 아이가 원하는 재료를 가지고, 원하는 표현을 마음껏 하도록 내버려둔다. 미술 치료의 첫 단계는 아이가 미술 활동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중기 단계
아이의 미술 작업이 활발해지면 엄마는 아이를 격려하면서 의도했던 작업을 구체화시킨다. 명령이나 지시가 아닌 적절한 개입으로 아이 스스로 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만일 아이가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저항한다면 엄마의 계획이 무엇이었든 간에 포기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가 미술 작업에 푹 빠져들면 활동 자체에 몰입하여 깊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말을 시키지 말고 조용히 둔다.
후기 단계
엄마가 목표로 세운 내용들이 이뤄지는 시기다. 아이의 문제가 미술 작품에 충분히 표현되면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 작품을 시작할 때와 만들 때, 그리고 끝났을 때의 느낌이 어떠한가?
-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 만일 작품을 수정한다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수정하겠는가?
- 그림 요소 간의 상관 관계는 어떠한가?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아이의 대답을 듣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그림의 대상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아는 것은 아이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내는 데 유용하다. 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토론을 통해 아이의 감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아이의 작품에서 받은 느낌과 제작 과정의 감정을 다룸으로써 더 깊은 자기 인식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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